< 선교편지 21호 2012. 9. 11 >

사랑하는 후원자 그리고 동역자 여러분.

오늘 아침에는 날씨가 제법 선선하여 가을이 성큼 다가섰음을 실감하였습니다. 지난 8/4에 선교지 바누아투에서 돌아와 무더운 늦여름을 보내었습니다. 바누아투보다도 더운 날씨였습니다. 바누아투는 지금이 겨울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내기가 좋은 날씨 이었습니다. 

그간 평안하셨지요. 그동안의 선교사역과 현재의 저의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보고 드리려 합니다. 오늘 아침 말씀묵상 중 마태복음 9:12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하신 말씀을 통하여 다시 한 번 저를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이제 제가 좀 더 겸손, 온유, 사랑의 성품으로 변화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였습니다. 
현재 저의 어려운 상황을 동역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 선교지 방문과 선교지 현황 >

지난 5/23 서울을 떠나 뉴질랜드를 거쳐 6/2 바누아투에 도착하여 거의 2개월간을 선교지에서 보내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금년은 안식년이지만 선교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교센타 건축을 돌보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선교사훈련학교 신입생 모집과 필요한 강사 충원 등 여러 가지 급한 일을 준비하기 위하여 다녀왔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모든 일들이 잘 처리되었습니다. 미션센터 건물은 거의 완성되었고 지금 직원 사택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의 여러 교단을 방문하여 내년 신입생으로 훌륭한 해외선교사 후보생들을 추천하여 줄 것을 부탁하고, 현지 일간지에 내년 학생 모집을 광고하였습니다. 학교에서 강의할 강사진들도 어느 정도 확정되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오셔서 현재 선교센터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박성천 목사님이 컴퓨터 교육을 맡기로 하고, 목수도 주님이 이미 예비하여 주셨습니다. David 장로인데, 7년 전에 제가 직접 제자훈련코스에서 가르친 현지인으로 오랜 목수 경험을 가진 귀한 분입니다. 현재 이미 미션센터에서 사택과 기숙사 건축 등 일을 하고 계시고 내년 3월부터 학생들에게 목수 일을 가르치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제가 부족하여 새 학교를 운영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갖지 못했는데, 주님이 지난 2개월 동안 하나하나 인도해 주셨습니다. 매일 새벽에 저를 깨워 불러 주시고 주님의 임재 안에서 자세히 계시하여 주시고 구체적인 방법도 보여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은혜였습니다. 주님이 인도하심으로 새 학교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습니다.

< 전립선암을 발견하고 >

지난 9/3에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여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는 과정에 전립선암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에 종합 검사에서 혈액검사 중에 전립선항원 수치(PSA)가 정상보다 높기 때문에 전립선 암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 후에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하여 암은 아닌 것 같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으라는 의사의 권고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중에 떼어낸 조직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암 상태를 알기 위해 몇 가지 검사를 하고 현재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있습니다. 자세한 결과는 9/13에 나옵니다. 

퇴원 전날에 담당의사로부터 전립선암이 발견되었음을 통고 받고 처음에는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황스럽고 두려움과 걱정이 엄습해왔습니다. 암으로 얼마나 오래 살지 모르는 두려움 보다는 암 수술 등 치료 과정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더 큰 걱정은 지금 두란노미션센타가 가장 중요한 때인데 내가 수술로 이 사역을 계속할 수 없을 때에 어떻게 되어갈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저에게 곧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깊이 회개하였습니다. 나에게 생명을 주시고 나의 모든 사역을 이끌어 가시는 주님의 은혜를 깨닫지 못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양 혼자 걱정하고 두려워한 것을 마음 깊이 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즉시 모든 상황을 주님께 올려드렸습니다. 주님의 임재 안에서 주님의 더 깊은 사랑을 깨닫고, 그분의 계획을 보게 하여 주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주님이 저를 사랑하시기에 이러한 시련을 통하여 단련시키시고 주님의 원하는 성품으로 변화시키려는 뜻을 깨닫게 하여 주셨습니다. 저의 성품의 부족한 부분을 이러한 시련을 통하여 변화시켜 주시고, 변화된 저를 통하여 선교지의 사람들 특히 저에게 훈련받는 선교사 훈련생들이 변화되길 원하신 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깨달은 것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두란노 미션센터가 주님이 보여주시고 계획하여 주신 주님의 사역이지 제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사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제 주님이 책임지어 주실 것에 대한 확신이 왔습니다. 제가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주님이 주님의 방법으로 치료해 주실 것에 대한 확신과 평안이 왔습니다. 아직 결과를 모르지만 주님이 주님의 방법으로 치료해 주실 것에 대한 확신입니다. 암으로 인하여 주님이 저를 부르시는 시점이 조금 일찍 다가온 다고 하여도 크게 서운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얼마나 오래 이 세상에 머무느냐가 아니고, 어떻게 주님의 뜻을 따라 살다가 준비된 마음으로 주님 앞에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하여 주셨습니다. 더구나 감사하게도 전립선암은 암중에도 진행이 느린 암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기도제목 >

동역자 여러분. 
앞으로의 계획은 오직 주님만이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아직 검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어찌될지 모르지만 그러나 저에게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길게 이 편지를 쓰는 것은 동역자 여러분들께서 저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서둘러 선교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에게 시련을 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시련은 이겨나갈 길도 허락하실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간절한 마음을 기도로 올려드립니다. 

1.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두란노미션센터가 내년 3월에 해외선교사훈련학교를 개교하도록 계
획하고 있는데 저의 병으로 인하여 차질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금년 12월에 선교지에 들어가 나머지 준비를 하기를 원합니다. 아직 많은 일이 남아있습니다. 신입생 모집, 교수 임명, 저의 후임자 결정 등 아직 할 일이 남았습니다. 내년에 예정대로 학교를 개교하고 후임자를 결정하여 인계하고 돌아와 암 치료에 들어갔으면 합니다. 

2. 두란노미션센터는 많은 후원교회와 후원자들의 것입니다. 그간의 후원에 깊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후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미 바누아투 현지법에 의하여 Tyrannus Mission Center라는 이름의 자선법인(Charitable Association)으로 등록이 되었습니다. 이제 제가 은퇴하여도 이사들에 의하여 계속 잘 운영될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 재정이 많이 필요합니다. 학교가 안정될 때까지 계속 후원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3. 이제부터의 저의 삶이 새롭게 변화되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린 대로 이번에 주님이 저에게 암을 허락하신 것은 이 시련을 통하여 저의 성품이 더욱 주님을 닮아가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제가 더욱 사랑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바누아투 현지의 사람들 특히 학생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시켜서 귀한 선교사로 훈련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제가 이번 기회에 더욱 헌신된 사랑의 사람으로 변화되기를 원합니다. 

4. 저와 아내인 변화영 선교사의 앞으로의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아니하고 주님의 은혜와 성령의 충만함 속에서 평안과 안식의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평안의 마음으로 기다리는 삶이되기를 원합니다. 변선교사는 더욱 안정된 마음으로 저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편지가 길어졌습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 주셔서 깊이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기도에 함께 동참하여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여 동역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사랑이 풍성하길 기도합니다. 

봉유종. 변화영 드림.